2008년 6월 29일 일요일

폭 vs 비폭 논쟁에 대해

어제의 상황을 다시 반복하는 것은 의미없을 거라고 봅니다.디스크 수술을 받고도 허리가 안 좋은 40대 중반의 제 선배도 어제 엄청 맞은 상태이며, 최근에 꽤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몇몇 커뮤니티들의 구성원들이 이런저런 부상(요즘은 코 깨진 정도까지가 아니라고 한다면 사람들이 다쳤다고 이야기하지도 않더군요)을 당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조선 찌라시가 '청와대만 지키면 다냐'라는 기상천외한 소릴 꺼낸 이후로 전경들이 막아야 할 곳들이 엄청나게 늘어난데다... 다분히 의도적인 도발들을 벌이더군요. 시위대가 훨씬 더 많은 곳에 전경들을 투입하는 거. 이거... 진압작전을 짠 놈이 병신 아니면 음험한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암튼... 그 과정에서 청계광장 쪽으로 멍청하게 들어왔던 약 30여명의 전경들을 뒤로 물릴 일이 있었는데... 워낙 격앙되어 있던 분들이 많다보니 말리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거꾸로 말리다가 뭐에 맞을 상황이었죠.

뭐... 요것도 빼놓을 수는 없을 겁니다. 부산에서 올라왔다가 멍청하게 시청앞 광장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좆됐던 부산경찰청 소속 살수차 3대 말이졉.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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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을 종합해 '폭력시위'라는 굴레를 씌우고 있고... 화염병은 물론, 파이프 하나 들지 않은 시위대에게 '폭도'라는 프레임을 뒤집어 씌울려고 발악을 하고 있죠. 이제 국가기관이 된 조중동 3총사가 그 입이자 명령을 내리는 수뇌부의 꼬라지를 하면서 말입니다.

이런 사실들 때문에 그런건지... 오늘 새벽 아고라에 올라왔던 글들 중에 '파이프 조'의 구성을 제안하는 글들까지 나오더군요. 100~200 정도를 모을 수 있다고 한다면 전경 방패 깨는 건 어렵지 않다... 는.

하지만 파이프 역시 밀집도 높은 근접전에서는 유효한 무기가 안됩니다. 얘네들, 1만 단위가 넘게 서울시내에 배치됩니다. 500미터 정도의 대로를 교차로로 막은 상태에 들어가 있고, 그 근처에 배치된 전경들이 그 만큼이라는 거죠. 파이프로 방패 찍다보면 다른 넘들에 의해 교대되어 잡혀가기 딱 좋습니다.

뭐 지금까지 포토제닉의 대상들이 전의경들이었다면... 이때부턴 그 대상이 시위대가 된다는 건 '부록'이죠.

쥐박이 정부를 우파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능해서 반대하는 것처럼(외교, 통일, 통상, 안보, 행정...에서 도대체 '기준'이상을 하고 있는게 뭐 하나라도 있나요?), 여전히 '비폭'이 메인일 수 밖에 없는 것도 '전술적인 유효성'이 폭력시위로 가자는 쪽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답이냐구요?

전국에서 집회를 막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전의경의 숫자는 4만 안쪽입니다. 얘네들의 안스러운 상황은 조중동 3총사에서 '동정표'를 얻기 위해 참 충실히 보도해주더군요. 하지만 아무리 무쇠를 녹여먹을 수 있는 20대라고 하더라도 2달여를 거의 노숙을 하면서 시위진압에 투입되면 체력적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도 서울에서 2달여를 끌고 있는 동안... 우리도 많이 지쳤지만, 저 친구들의 체력적인 소모량은 우리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잊어서는 안될겁니다.

"질긴 쪽이 이긴다"는 것.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의경 아이들, 오늘 새벽엔 상당수가 졸고 있을 뿐만 아니라 눈도 풀려있었거든요. 몸조심 하시고... 광장에서 뵙겠습니다.


댓글 2개:

  1. trackback from: 정국을 보는 착잡한 눈과 실천 사항
    저 사진 속에 있던 나는 어제 시위를 전혀 폭력적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제적이고 거대한 폭력을 말하지 않고 방어적이고 상대적으로 작은 폭력을 침소봉대하는 모습도 과거에 수없이 보던 일이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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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rackback from: 중국에서 발생한 시위는 누가 과격ㆍ폭력시위를 조장ㆍ선동했을까
    [ 중국 시위 동영상 - 贵州 瓮安(귀주성 옹안현) ] 과격 폭력시위를 조장 선동하거나 극렬 폭력행위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 검거하여 엄정하게 사법 조치할 방침입니다. [전문] 과격·폭력시위 관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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